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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회

백남기 외인사, 백선하 교수의 운명은?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에서 사망의 종류가 병사에서 백남기 외인사로 수정됐다. 외인사란 자연사가 아닌 모든 죽음을 뜻한다. 지난해 9월말 고인이 숨졌을 때 고인의 주치의였던 백선하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의 지시로 고인을 진료했던 전공의가 사망진단서에 병사로 기록한 것을 두고 서울대 의대 학생 및 동문들뿐만 아니라 대한의사협회나 시민사회단체들도 사망진단서가 그릇됐다고 비판한 바 있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고인의 사망원인이 제대로 수정된 건 참으로 다행이다. 향후에도 권력의 외압에 의해 의혹이 생기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다.

백남기 외인사 이전의 사인은 어이없게도 병사였다. 경찰의 시위 진압용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 것을 대부분의 국민들이 잘 알고 있었지만, 사망한 시점은 물대포를 맞고 쓰러진지 317일이 지난 후였고, 백남기 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부터(2016.07.28) 혈압이 떨어지며 위독한 증세를 보였기 때문에 병사로 둔갑을 한 것이다.

고 백남기 농민은 2015년 11월 14일, 박근혜정부 공약인 쌀 수매가 인상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투쟁대회에 참석하였다. 오후 8시 10분 경찰차로 다가가서 경찰 버스에 매인 밧줄을 단신으로 당기다가 경찰이 쏜 물대포에 맞아 쓰러졌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4시간 가량 수술을 받았으나, 중태에서 깨어나지 못했다.

 

2016년 9월 25일 오후 1시 58분,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사건이 일어난 지 317일 만에 향년 68세로 숨졌다. 명백히 백남기 외인사임에도 불구, 사망진단서상의 사망원인은 병사, 급성경막하출혈로 인한 급성신부전으로 기록되었다.

▲백선하 교수

당시 사망진단서를 작성한 서울대병원 신경외과장 백선하 교수의 주장은 이렇다. 백선하 교수의 기자회견 전문에 따르면 유족들이 사고 후 발생된 합병증에 대해 적극적인 치료 받기를 원하지 않았고 결국 적극적으로 치료를 했으면 사망이 발생하지 않았을 합병증(급성신부전) 때문에 사망했으므로 '급성신부전이 초래한 고칼륨증에 의한 급성 심폐정지'가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고 밝혔다.

권력의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고 예상은 되지만, 의사가 양심을 버리고 이렇게까지 백남기 사망원인을 조작할 필요가 있었을까? 이러한 비양심적인 백선하 교수의 사망원인 발표에, 서울대학교 의대생 102명은 9월 30일 성명서를 내고, "백남기 씨의 죽음은 물대포로 인한 명백한 외인사인데 왜곡하지 말라"면서 서울대학교 병원을 비판하였다.

이에 대해, 서울대학교 의대 동문 365명은 ‘서울대 의과대학 동문들이 후배들의 부름에 응답합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최고의 공신력을 가진 기관일수록 이러한 원칙이 철저하게 지켜져야 한다”라며 동조했다. 이 과정에서 현 서울대병원장인 서창석(56세) 원장이 박근혜 대통령의 주치의였다는 사실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서창석 원장

서창석 원장은 최순실(61)씨의 요구를 받아 장관급 인사를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박근혜 주치의였던 서창석 원장은, 오랜기간 학회활동을 같이해온 이임순(64) 순천향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로부터 전화로 서울대 병원장 출마 권유를 받은 뒤에 주치의를 사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임순 교수

또한, '서울대병원장을 바꾸는 게 대통령의 뜻이냐'라고 물었을 때 이임순 교수는 그렇다는 취지로 답변했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 백남기 농민의 사망원인이 병사로 조작(?)한 댓가로, 대통령 주치의에서 서울대 병원장 감투도 받은 것이다. 정말 정치권력의 힘이란 소름끼치도록 무섭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는 순간이다. 그럼 왜 백선하 교수는 병사로 왜곡하면서 총대를 맨 이유는? 계좌추적을 해보거나, 몇년 후 서울대병원이나 혹은 다른 병원에서 뭘 하고 있는지를 보면 잘 알수 있을 겄이다.

 

15일 서울대병원의 말을 종합하면, 서울대병원은 최근 자체 윤리위원회를 열어 고 백남기씨의 사망진단서 수정에 대해 논의했으며 지난 14일 해당 전공의가 사망진단서에서 사망의 종류를 외인사로 수정했다. 또 사망의 원인도 기존에 ‘심폐정지’에서 ‘급성신부전’으로 수정했다.

심폐정지는 사망 원인이 아닌 사망할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지적을 받아 들인 것으로, 고인은 급성외상성뇌출혈로 입원해 치료를 받다가 결국 급성신부전으로 사망한 것으로 고친 것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사망진단서 수정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며 “다만 해당 전공의가 지난 3~4월에 백선하 교수와 함께 일을 하고 있어 실질적인 논의는 5월부터 진행돼 이제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백남기 외인사 인정으로, 백선하 교수의 앞으로의 거취가 궁금해진다. 당연히 파면은 물론, 어디가서 의사일도 못하지 않게 해야 하지 않나? 사인을 조작한 건 명백한 범죄행위 아닌가? 어디 아무도 모르는 시골가서 병원을 차리던지, 아니면 자유한국당이 재집권하는 날을 기다리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