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과학기술혁신본부장

 

2005년 온나라를 충격에 빠뜨린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을 기억하는가? 있지도 않은 줄기세포로 전국민 사기극을 펼친 황우석 논문조작 사건, 이 사건에  이름을 올린 박기영(59)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가 문재인 정부의 첫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되었다.

 

 

 

박기영 교수는 2004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황우석 교수의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을 올린 뒤 연구비 명목으로 2억원을 지원받았으나 연구에 전혀 기여하지 않은 것이 밝혀져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그러나 이후에도 학교 차원의 징계나 공개사과 없이 당시 노무현 정부의 청와대 과학기술보좌관으로 위촉돼 다시 한번 물의를 빚었다. 이후에 박 교수는 사법 처리를 받지 않고 2006년 순천대로 복귀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물의를 빚은 박기영 교수가 10여년이 지난 뒤 문재인 정부에서 다시 컴백하게 된 데 대해 과학계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당시 황우석 논문 표절을 밝혀낸 한학수 前 MBC 'PD수첩' PD는 자신의 페이스북 글에 "황금박쥐(황우석, 김병준, 박기영, 진대제)의 일원으로 황우석 교수를 적극적으로 비호했던 인물인 박기영 교수를 강하게 비판하였다. 한학수 PD는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을 파헤친 MBC의 대표적 스타 PD로,  2012년 파업 직후 본래 부서와 무관한 직종으로 전보돼 회사를 상대로 전보발령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해서 올해 4월 최종 승소했다. 

 

 

 

한학수 PD는 박기영 교수를 가리켜,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가 되었어야할 임무를 망각하고 오히려 더 진실을 가려 참여정부의 몰락에 일조했던 인물"이라며 "나는 왜 문재인 정부가 이런 인물을 중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국 과학계의 슬픔이며, 피땀 흘려 분투하는 이공계의 연구자들에게 재앙"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서울 소재 사립대의 한 교수는 "박 교수가 황(우석) 박사 논문에 이름을 올린 일을 해명하던 것이 떠오른다"며 "이런 인사를 본부장으로 임명한 것은 새 정부가 '탈(脫)과학기술'을 바라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박기영 순천대 생물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박기영교수의 임명에 대해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식물분자생물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과학자로서 탄탄한 이론적 기반과 다양한 실무경험을 겸비하여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과학기술 연구개발 지원 및 과학기술분야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나갈 적임자"라고 박기영 교수를 소개했다.

 

 

 

박기영 본부장은 연세대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식물생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4년부터 2년간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보과학기술보좌관을 역임했다.

 

 

당시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과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함께 차세대 핵심 기술 육성을 위한 모임인 '황금박쥐(황우석·김병준·박기영·진대제)'를 만들 정도로 과학기술 정책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박기영 본부장은 2006년 1월 황우석 전 서울대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청와대 보좌관에서 물러났다. 

 

 

 

현정부의 인선에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대부분은 허물없는 사람이 어딨겠나, 제대로 된 자리에서 제대로 능력을 펼치면 되지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많고, 저역시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었다. 하지만 박기영 교수만큼은 잘못된 인사라고 생각된다. 과정이야 어찌되었건 전국민 대상 사기극에 이름을 올렸던 자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으로 임명한다는 것은 사기치지 않고 제대로 일하고 있는 이공계 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는 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