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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사회

육군 대장 박찬주, 공관병 갑질

 

지난 7월 31일, 군인권센터(소장 임태훈)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의 가족이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공관병, 조리병들을 노예처럼 부리며 인권을 침해하고 갑질을 일삼았다"고 밝혔다.
 
나라를 지키라고 군대 보낸 귀한 자식을 마치 가정부마냥 사적으로 집안일을 시키다니...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이런일이 최근에 있었던 것도 아니고, 군대갔다온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일이다. 그러나 이제라도 이러한 잘못된 관행은 바로잡혀야 할 것이다.

 

군인권센터는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 가족이 노예처럼 부린 대상은 공관병, 조리병, 보좌관으로 이들은 관사 관리, 사령관 보좌뿐 아니라 사령관 가족의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옷 관리, 화장실 청소 등 사적 업무를 전담했다고 전했다. 공관병과 조리병은 120평에 이르는 공관을 관리하며 사령관의 새벽기도 시간인 오전 6시부터 22시까지 대기하여 장병 근무시간을 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간 장병들을 사령관의 가사 도우미로 사적 운용한 것도 모자라, 그 과정에서 모욕을 느낄만 한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군인권센터가 복수의 목격자들로부터 수집한 바에 따르면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의 부인은 조리병에게 칼을 허공에 휘두르고 소리를 치며 위협하고, 선물로 들어온 과일 중에 썩은 것을 공관병에게 던졌으며, 공관병이 일을 제대로 못 한다는 이유로 베란다에 40분 동안 가둬놓는 등의 위해를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뿐만 아니라, 육군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 가족이 공관 조리병에게 밤에 대기하고 있다가 사령관 첫째 아들이 밤늦게 귀가하면 간식을 준비하게 하고, 공관병에게는 공군 병사로 복무 중인 둘째 아들의 속옷 등 빨래를 다림질까지 하게 했다고 밝혔다. 또한 이들이 외부로의 소통을 단절당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본연의 임무 이상의 일까지 하는 것은 물론, 전화가 없어 외부와 소통할 수도 없었다고 밝혔다.

공관병들은 본부부대까지 20~30분 걸어가면 전화를 쓸 수 있었지만, 상부에서 공관 밖으로 외출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의 부인이 공관병들의 면회/외박/외출을 통제하여 거의 불가능하게 했으나, 보좌관이 눈치껏 출타를 보내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특히 이들은 2015년 최차규 전 공군참모총장의 운전병 사적 운용 갑질 사건이 인터넷을 통해 알려진 후에는 공관 근무 인원에 대한 인터넷 사용도 금지하여 외부로 제보하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수단을 원천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인권센터는 "문재인 대통령이 갑질 타파와 적폐 청산을 목표로 삼고 있음에도 상식 밖의 행동을 저지르며 휘하 장병을 노예처럼 부리는 지휘관과 그 가족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며 "군은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을 즉각 보직해임하고 사령관의 부인에 대해서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공관병, 운전병, 조리병 운용 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사건"이라며 공관병제도의 폐지를 주장했다. 일반적으로 땡보라고 알려진 공관병은, 보통 연대장 이상 지휘관이 거주하는 공관의 관리병이다. 허드렛일을 하는 공관병 한둘이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경우에 따라 솜씨 좋은 조리병을 예하부대에서 스카우트하는 경우도 있다. 사단급 이상에서는 공관병1+조리병1 정도가 함께 기거하며, 주간에는 여기에 지휘관 운전병과 전속부관이 함께 지낸다. 공관병은 이병부터 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보통 예하대에 배치되어 있는 일병선에서 선발한다.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 처럼, 군부대의 사병을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드라마 '비밀의 숲'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골프특기를 가진 이는 골프사병으로, 공부를 잘하는 이는 장군 자녀의 개인 과외 선생님으로 군생활을 마감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군대 내에서 벌어지는 부조리는 나열할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개인이 가진 능력과 특기를 국가를 위해서 쓰는 것이 아니라, 군고위층 및 그의 가족을 위해서 희생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뿐인가? 심지어는 사회에 나와서 일반 회사에 취직해도, 오너 일가의 가정사에 직원들이 동원되는 일도 많다. 과거부터 있어왔다고, 그리고 이런 사례가 많다고 방치만 하고 끊어내려 않으면, 우리사회는 시간이 지나도 개선될 수 없다. 이번 사례부터 시작하여 관련자를 확실히 처벌하여, 이제 육군 대장 박찬주 사령관같이 부조리한 일들은 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