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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정치

문재인 주적?

KBS에서 기획하고 진행한 대선후보 스탠딩 토론은 기대이하였다. 작정이라도 한듯, 1등 후보를 향해 인사청문회를 진행하였고, 충분한 답변 시간을 주기 보다는, 일단 질문을 던지고 보고 또 막히면 다른 후보에 질문을 넘기는 식이었다, 게다가 4명의 집단 린치, 동문서답의 대답, 툭하면 색깔론을 들먹이는 건 신물이 날 정도였다. 유승민 후보가 홍준표에게 곤란한 질문이라도 할때면, 주적은 저쪽인데, 잰 뭐 이정희 같아라고 말하는데,  이명박근혜 정부를 탄생시켜 4대강 문제, 자원외교, 국정농단으로 실패한 정부가 할 만은 아닌것 같다.

 

공약을 검증해야할 토론시간에 또다시 주적, 색깔론이 나오게 된 건, 다름아닌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던진 첫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유승민 후보가  문재인 더불어 민주당 후보에게 북한이 우리의 주적이냐라는 질문에,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답변했기 때문이다. 이어서 아직 대통령이 안됐으니 말씀해보시라고 했고, 문재인 후보는 대통령이 될 사람이고,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풀어갈 사람이라면서, 주적 규정은 국방부로서 할 일이지, 대통령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유승민 후보는 정부의 공식문서에 북한이 주적으로 나오는데, 국군통수권자가 주적이라고 말 못하는게 말이 되느냐라고 했고, 문재인 후보가 재차 재통령이 될 사람이 할 반언은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문재인 주적이 실검에 나오게 한 주된 이유이다.

 

한반도의 불안한 정세속에 북한은 미국과 중국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핵실험을 강행하고 있는 와중에, 문재인 주적 발언은 심히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일 것이다. 그러나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최선의 카드가 핵미사일에 대한 적중률도 떨어지는 사드배치를 한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고, 북한을 주적으로 몰아 전쟁에 대한 긴장감을 높인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주적발언은 보수층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논리대로라면, 이미 남한은 김대중-노무현 정권때 북한에 나라를 팔아먹었야 말이 된다.

 

물론 지금 김정은이 수장으로 있는 북한은 불안하고 위험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자극한다고 해서 좋을 게 뭐가 있나? 북한의 체제를 인정하면서 불가침조약을 맺음으로서 긴장을 완화시키고, 장기적으로 남북한 모두 막대한 국방비 예산을 경제발전에 힘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핵개발을 포기한다는 전제하에 북한의 경제회복을 위해,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등을 부활시켜 최소한의 경제지원을 통해 어느정도의 숨통을 트이게 해줘야 향후 통일의 문을 열 수 있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코너로 몰고가는 것은 공멸되는 것을 선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대북송금과 햇볕정책이 왜 나온 것인가? 돈으로 평화를 산다면 그 돈이 헛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러한 돈이 북한의 핵개발에 쓰였다는 의혹으로 변신하고 있는데, 바꾸어 생각하다면, 그 당시 그런 정책을 펴지 않고 강경책으로 나갔다면, 예전에 이미 전쟁이 났을 수도 있는 것이다.

 

사드를 배치해서 한반도의 평화가 찾아온다면, 온 국민이 찬성할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전쟁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만 되고 있고, 이로 인해 중국은 경제보복, 미국도 한미 FTA를 다시 맺는다고 하는 등 뭐 하나 건저낸 것이 없다. 원래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상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쭉 등거리 외교를 통해 실리를 취하였다. 하지만 지금은 이도저도 아니다. 분명한 것은, 북한을 주적으로 규정하던 하지 않던, 대북핵에 대해 아무것도 없으면서 확고한 안보관을 가진 것처럼 포장하고, 강경책만 옳다는 식으로 문재인 주적 주적 하는 건 옳지 않다고 본다. 전쟁나면 제일 먼저 도망갈 것들, 자주국방을 오로지 미국에만 믿고 의지하고, 미국의 꼬봉 노릇이나 하려는 보수 꼴통들, 사드만 배치하면 다 이기는 것처럼 포장하는 건 보기 역겨울 정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