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동 감독이 ‘시’(2010) 이후 8년 만에 연출한 영화 ‘버닝’이 예고편을 공개했다. 유아인과 스티븐 연, 신인배우 전종서가 출연한 ‘버닝’은 무라카미 하루키가 1983년에 발표한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한 작품. 한 여성을 사이에 두고 재벌 남성과 택배 기사의 엇갈린 삶을 그린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헛간을 태우다 줄거리를 소개하자면, 먼저 등장인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나(僕) : 31살. 소설가이다. 고지식하면서 꼼꼼한 성격이다. 결혼했지만 아내보다 그녀를 만나 이야기하는 것을 더 흥미로워 한다.
그녀(彼女) : 20살. 팬터마임 공부를 하며 광고모델을 한다.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다.
그(彼) : 20대 후반으로 무역 일을 한다. 키가 크고 잘생겼으며 빈틈없는 옷차림에 정중한 말씨를 사용한다. 가끔 불필요한 헛간을 태운다.
내가 그녀를 처음 알게된 건, 3년전 지인의 결혼식으로, 그녀는 유명한 판토마임 선생님 밑에서 판토마임 공부를 하며 광고모델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남긴 유산으로 북아프리카 여행을 갔다가, 새로운 남자친구인 '그'를 사귀게 된다.
10월 어느날, 그녀와 그가 우리집에 찾아왔고, 셋이서 술을 마신후 마리화나를 피우게 된다. 그는 가끔 헛간을 태우며, 2개월에 한번정도는 불필요한 헛간을 태운다고 말한다. 헛간들은 자기들이 태워지기를 기다린다고 하면서, 도덕적 행위는 아니지만 도덕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세상에는 그런 헛간들이 많이 있다고....
작품 중에 남자가 태우는 헛간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생각하며 읽는 것이 감상의 포인트인데 작가는 불안한 현대인의 표상으로서 그를 등장시키고, 그 불안한 심리가 헛간을 태움으로써 해소되는 사이코패스적인 현상을 암시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형적인 하루키식의 ‘결핍과 충족’인데 정신적 결핍을 앓고 있는 그가 그 결핍을 메우기 위해 정기적으로 헛간(여자)을 불태우는(충족) 행위가 비유적으로 묘사되어 있다.
예고편은 4월 4일, CGV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
영화 버닝 CGV 예고편
약 54초 분량의 예고편은 안개로 자욱한 시골길을 달리는 유아인에서 시작한다. 3명의 배우와 감독의 이름이 지나간 후, 달리는 유아인과 다른 영화장면들이 교차편집된다. 예고편에서 마지막에 들리는 대사는 ‘이제 진실을 얘기해봐’다. 이어 누군가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요즘 메갈, 김치녀, 한남, 그리고 미투운동까지...여성과 남성모두 이성에 대한 혐오를 하는 분들이 많은데, 영화 버닝은 개봉하고 나면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게다가 출연한 배우가 유아인...
유아인은 고 조민기 발인에 SNS에 마녀사냥을 의미하는 사진을 게재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아무쪼록 유명 작가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를 모티브로 한 영화 버닝, 영화는 영화일뿐~ 너무 몰입하여 배우를 비판하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필름스테이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창동 감독은 ‘버닝’에 대해 ”요즘 세상을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며 ”지금 젊은 사람들이 세상을 보면서 세상과 자신의 삶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이며 그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미스테리와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 바 있다. ‘버닝’은 오는 5월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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