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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난 아무도 죽이지 않았다" 한 소년의 절규를 담은 영화 재심(영화 재심 결말)

 

 

영화 재심이 화제이다. 이미 그것이 알고싶다를 비롯, 많은 TV프로그램에 소개되다 보니,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적어도 한번은 들어봤을, 약촌 오거리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이미 다 아는 사실이기 때문에 영화로 다시 볼 필요성을 못 느끼실 분들도 많겠으나, 영화는 역시 영화나름대로의 감동이 있다. 부디 영화관에서 누명을 쓴 어린 소년의 억울함과, 우리사회의 어두운면을 재조명 해봄으로써, 앞으로는 다시는 이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의식이 살아 있어야 할 것이다. 

 

 

 


* 영화 재심 줄거리

 

영화 재심의 이준영 변호사(정우)는 돈없고 빽없는, 크게 한탕을 꿈꾸는 변호사로 나온다.그러나 그의 바램과는 다르게 신도시 분양권 소송에서 패소, 이제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과도 떨어져 지내게 된다.

 

 

 

 

 

 

운 좋게 친구 도룡뇽의 도움으로 잘 나가는 로펌에 인턴 변호사로 취직하게 된다. 자신의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사건이 어디 없나 찾던 도중, 약촌 오거리 사건을 접하게 된다.

 

 

 

 

 

 

 

처음 이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건, 단순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반전카드였으나, 억울한 누명을 쓰고 10년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풀려난 조현우(강하늘)의 진심어린 고백에 마음이 흔들린다. 본격적이 약촌오거리 사건을 파헤쳐 보기로 하는데....

 

 

 

 

 

 

 

영화 재심은 실화를 모티브로 한다. 2000년 8월 약촌 오거리, 당시 15세(실제 나이 16세) 다방꼬마였던 강하늘은 택시기사 살인사건을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양아치 경찰 하나가 목격자인 그를 용의자로 몰고 가는데... 취조또한 경찰서가 아닌 인적이 드문 모텔에서 계속된 폭행과 억압속에 결국 범행을 시인하게 된다.

 

그러나 이준영 변호사가 약촌 오거리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하나둘씩 드러나는 사건 은폐들...경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택시기사와의 말다툼 끝에, 택시를 가로막은 다방꼬마 강하늘이, 택시 뒷좌석에 올라타 주방용 칼로 수십군데를 찔렀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강하늘은 범행시간으로 추정되기 얼마 전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통화를 하면서 사람을 살해할 수는 없으니, 범행이 이루어졌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대략 1분 40초... 아무리 번개같은 솜씨가 있다고 해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저항하는 40대 남성을 살해하기란 쉽지 않다. 게다가 부검에서도 칼이 뼈사이에 끼게 되어, 빼고 다시 찌르는데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의견이 있었다.

 

 

 

 

 

게다가 사건 발행 후 3년이 지난 2003년, 군산결창서에서 이 사건의 살임혐의로 김모씨(당시 25세), 범행 도피를 도운 혐의로 임모씨(당시 25세)를 긴급체포하였다. 체포당시에 범인이라면 알수 없는 신빙성 있는 진술을 하였으나, 검찰은 확실한 물증인 범행도구였던 칼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진범의 영장을 기각하였다.

 

이에 군산 경찰서가 쓰레기 매립장을 수색하겠다며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하자, 이번에는 흉기에 대한 특정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마저도 반려하였다. 이런 뭐같은 검찰이 다 있나? 물증이 없어서 어렵다고 하더니, 물증 찾겠다고 하니 휴기에 대한 특정이 부족하다니, 아주 진범을 옹호하기 위해 애를 쓰는구만. 앞으로도 이렇게 지난 과오에 대해 은폐하려고만 급급한 검찰이 있는한, 제2, 제3의 약촌오거리 사건이 발생할 것이 뻔하다.

 

 

 

 

 

그리고 가장 짜증나는 대목은, 이러한 억울한 누명은 돈없고 힘없는 사람에게만 생긴다는 것이다. 최순실은 모욕적인 언사와 강압적인 수사를 받았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는데도 잘먹고 잘산다. 아직은 최씨를 봐주고 있는 세력들이 많다는 방증이다. 오히려 고문을 해도 시원치않을 판에 말이다...차라리 최씨 같은 사람을 강압수사를 하면 쌍수를 들어 환영할 텐데 말이다.

 

안타깝게도 당시 사건을 맡았던 담당경찰은 2016년 9월, 세번째 재심 공판에서 증인출석 후 괴로워하며 자살을 하였다고 한다. 그 경찰의 강압적인 수사방법에도 문제가 있지만,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니, 이마저도 너무나 씁쓸한 생각이 든다. 혼자만의 잘못도 아닌데... 너무나 한 사람에게만 몰아간 느낌이 든다. 게다가 그 사건을 기소한 검사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회유와 협박을 하지 않았느냐는 의혹도 들기 마련이다. 아직도 그 검사는 높은 지위에서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은채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을 거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민다.

 

 

 

 

 

다시 영화로 돌아와, 영화 중간에 친구 도룡뇽이 증인을 팔아먹는 등 위기도 있었지만, 결국 약촌 오거리 사건에 대한 재심청구가 이루어져 재판장에서 이준영 변호사(정우)의 변론이 시작되면서 영화 재심은 마무리 된다. 이준영 변호사의 재심공판 변론이 아직도 귓가에 스쳐지나간다. 아마도 영화 재심 최고의 명대사가 아닌가 한다.

 

 

 

 

 

 <15년 전, 대한민국 사법부가 한 소년에게 저질렀던 잘못에 대해 사과할수 있는 기회를 주기위해 여기에 서있습니다. 이 재판의 결과가 그에게 새로운 인생을 주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영화 재심 엔딩에는, 실제 재심을 맡았던 박준영 변호사의 얼굴과 함께, 실제로 2016년 11월 17일, 10년을 복역한 최모씨(실제 억울함을 당한 장본인)의 무죄판결이 내려졌고, 지금은 두 아이의 아버지로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자막이 실렸다. 실제 재심에서도, 박준영 변호사는 이와같이 변론하였다고 한다.

<판사님, 이의 있습니다. 원칙에 따라 재판을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경찰이 폭행과 위법 수사로 15살 소년에게 살인누명을 쓰운 사건입니다. 관련자를 모두 증인으로 불러야 합니다!>

사실 이러한 경찰의 강압수사가 문제가 된 사건은 밝혀진 사건도 있지만, 밝혀지지 않은 억울한 옥살이도 분명 더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마도 잘못에 대한 인정에 너무나도 매몰찬 사회 분위기도 한 몫을 할 것이다. 영화에 보면, 변호사는 사과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다. 이건 비단 변호사 만이 아니라, 모든 일에 적용될 수 있다. 내가 잘못을 인정하면, 사람들은 그에 대해서 "그래, 잘못했으니 다음부턴 더욱 잘하자"가 아니라, "그래 너가 잘못했으니, 다른 것들도 다 네 책임이다"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리고 이런 잘못 한번 인정하기 시작하면 조직 자체가 위태위태해진다. 이러한 분위기이니, 당연히 잘못된 수사임을 알고 있더라도 인정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사회가 공정하고 깨끗해지려면,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실수를 인정하는 순간, 사회에서 매장당하는 풍조는 없애야 한다. 오히려 잘못을 은폐하려는 시도가 더 많은 범죄를 낳게되고 우리사회의 안정을 헤치는 것이다. 일반 대중들도 선입견을 버리고 조금만 더 우리사회 소외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치는 이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좀 더 나은 사회, 따뜻한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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