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된 영화 중 덩케르트, 군함도, 택시운전사를 보았다. 재미있고 없고는 개인적 취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순 없겠지만, 세편 모두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이고, 이 정도 영화가 재미가 없다면, 한해 볼만한 영화는 극히 드물 것 같다는 것이 개인적인 의견이다.
그런데 그 세편 중, 택시 운전사에 대한 후기를 제일 먼저 써야겠다는 왠지 모를 사명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현재 우리사회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봐야하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물론 군함도도 마찬가지)
이 땅의 민주주의가 꽃피기까지, 얼마나 많은 무고한 시민들이 계엄군이 휘두른 곤봉에 살이 터지고 머리가 깨졌던 것일까? 심지어는 우리를 지켜줘야 하는 군인의 총에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서라도 영화 택시운전사를 봐야 할 것이다. 먼저 영화 택시 운전사의 등장인물, 줄거리 그리고 결말 및 후기의 순으로 서술해 보도록 한다.
* 영화 택시 운전사 등장인물
김만섭 (송강호 扮)
서울 택시기사. 딸과 함께 단둘이서 동료 택시기사의 집 반지하에 세들어 살고 있다. 과거 중동 건설 붐 당시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근무한 경험 덕분에 어느 정도 영어단어를 나열해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줄 안다.
위르겐 힌츠페터 (토마스 크레치만 扮)
독일 ARD 소속 기자. 작중에서는 '피터'로 불리는데 이는 실제 위르겐 힌츠페터의 의견을 반영한 부분이다
황재술 (유해진 扮)
광주적십자병원에서 만난 광주 택시기사. 만섭 일행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 대접을 하고 하룻밤 재워주기도 하고, 후반부에서는 동료 기사들과 함께 만섭의 광주 탈출을 도와준다.
구재식 (류준열 扮)
대학생. 팝송 마니아이기 때문에 그나마 영어 회화가 좀 가능하다고 주변 학생들에게 추켜세워진 후 만섭 일행과 동행하며 피터의 통역사처럼 굴려진다. 대학생이긴 하지만 작중 본인 언급으로는 대학가요제에 나가기 위해 대학에 들어간 것이라고 한다.
박 중사 (엄태구 扮)
영화 후반부의 주인공 일행이 간 샛길의 검문조장을 맡고 있다. 의식 있던 군인? 정도로 묘사된다.
영화 택시 운전사 줄거리
택시 운전사는 1980년 일어난 광주 5 • 18 민주화운동의 진상을 카메라에 담아 전 세계에 알린 독일 언론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화를 모티브로 한 영화이다.
택시 운전사 역을 맡은 송강호(김만섭 역)은 공부는 하지 않고 데모만 하는 대학생들을 못마땅해하는 평범한 서민이다. 열사의 땅 사우디에서 뜨거운 모래바람을 이기며 가족을 위해 일했던 그의 눈에 허구헌날 데모만을 일삼는 청년들은 그저 팔자가 좋아서라고 생각한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는 금쪽같은 딸은, 집주인 아이와 싸우고도 기가 죽어 아무말 못하고, 월세마저도 10만원이나 밀려서 자존심이 이만저만 상한 게 아닌 김만섭.
그런 그에게도 운수좋은 날일 있었으니, 광주로 가는 외국인을 태워주는 댓가로 택시비 10만원을 받기로 했다며 자랑하는 동료의 얘기를 듣게된다. 당장 고객 가로채기에 들어간 송강호, 그길로 주행거리 60만km에 달하는 개인택시를 이끌고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함께 광주로 내려간다. 물론, 광주에서 무슨 일이 있는지는 전혀 모른 채... 다행히 김만섭은 사우디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왠만한 의사소통은 단어영어로 때려맞춘다. 역시 영어는 문법보다는 눈치와 순발력~
그러나 광주로 가는 진입로는 이미 다 막혀있는 상태, 서울로 돌아가려 했으나 노광주,노머니를 외쳐대는 독일기자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길을 막고 있던 군인들을 설득하여, 우여곡절 끝에 광주로 진입하는데 성공한다.
광주의 거리는 민주화 운동을 외치는 구호들로 뒤범벅 되어있었다.
마침 계엄군과 항쟁 중인 대학생들과 조우하게 되고, 이들을 따라 부상자들이 있는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일단 택시비의 절반을 이미 받은 송강호는 잽싸게 유턴을 하고 곧장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거리를 헤매는 할머니를 지나치지 못하고 다시 병원으로 향하게 된다.
병원에서 다시 만난 기자와 송강호, 송강호를 돈만 밝히는 운전사로 오해, 다들 비난하지만 사실은 집에 혼자 있을 딸아이의 걱정 때문에 오늘 꼭 올라가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장거리 운행 탓인지 택시는 퍼져버리고, 어쩔 수 없이 하룻밤을 유해진 집에서 보내게 된다.
그러나 밤사이 방송국은 불에 타고, 또다시 광주의 민중들은 집결하게 된다. 그러나 아뿔사, 사복군인에게 발각되게 된다. 류준열이 시간을 끈 틈을 타서 유해진 집으로 무사히 돌아오게 된다. 날이 밝자, 송강호는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광주를 떠나 순천을 경유하여 서울로 올라가려 한다. 그러나 아무 죄 없는 민초들이 군화발에 짓이기고 순박한 사람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구타당하고 죽음을 당하는데, 이를 보고 지나칠 수가 없었던 송강호는 다시 광주로 돌아오게 된다.
광주의 상황은 더욱더 아비규환, 이제는 하루빨리 광주의 상황을 외부세계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 서울로 올라가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경비는 더욱 삼엄해져서, 빠져나갈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게다가 트렁크에서 서울 넘버가 들통나는데... 지금 당장 검거 당할 수 있는 일촉즉발의 순간!
광주의 사태가 빨갱이와 폭도의 짓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는 의식 있는 군인이었던 것일까? 외신기자라는 걸 알면서도, 이들을 통과시켜주게 된다. 물론 실제로는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곧바로 들켜버린 이들, 사복군인은 또다시 이들을 추격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이 이런 곤경에 처할 것이란 걸 미리 알고나 있었던 것처럼, 광주 택시 기사들은 힘을 합하여 추격해오는 사복군인들을 목숨 바쳐 저지하게 된다.
무사히 공항까지 도착한 송강호와 독일 기자. 그러나 보안사의 감시망은 이미 기자가 내일 일본으로 떠나는 비행기 편을 예약한 사실까지 알아낸다. 하지만 감시망을 인식한 듯, 다음날로 예약한 것을 취소하며, 바로 그날 밤 일본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된다. 떠나기 전, 한국에 꼭 다시 돌아오겠다는 말과 함께 연락처를 요청하였으나, 김만섭은 성냥갑에 적힌 '사복'이라는 가명과 연락처를 남기고 기자를 보낸다.
영화 택시 운전사의 결말! 영화의 엔딩부에,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말이 담긴 실제 힌츠페터의 생전 영상이 나오면서 영화 택시 운전사는 마무리 된다. 푸른 눈의 목격자로 불리는 힌츠펜터, '죽음의 공포를 무릅쓴 치열한 기자정신으로 한국인의 양심을 깨워 민주화를 앞당겼다.'는 공로로 2003년 11월 제2회 송건호언론상을 수상하게 된다. 그는 수차례 자신을 광주로 데려다 준 택시 운전사 김사복을 찾지만, 끝내 다시 만나지 못하고, 2016년 1월 독일 북부의 라체부르크에서 투병 끝에 79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5.18에 대해 서술하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영화 택시 운전사 후기에만 집중해서 얘기를 풀어가야 할 것이다. 영화 도입부에서 어쩔 수 없이 나오는 현재의 도로나 건물들로 하여금 초반 영화 몰입하는데 저해가 되었지만, 송강호가 조용필의 단발머리를 따라 하는 부분부터, 관객들로 하여금 이미 1980년대로 빠져들게 하기 충분하였다.
역사왜곡과 무분별한 스토리로 예상보다 강한 상업영화적 색채로 비판을 받은 군함도와는 달리, 5.18의 참상을 재현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보니, 고증 면에서는 문제점이 크게 뚜렷하지 않고, 전개 상의 무리수도 그다지 많지 않다는 평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정치적 이념을 확산하기 위한 신파극이라는 비판이 있기도 한다. 그러나 5.18 민주화 운동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과나 보상도 없이, 그리고 여전히 빨갱이 폭도의 짓이라고 생각하는 고령층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하고 봐야 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민간인을 향해 총을 쏜 계엄군도 처벌되지 않았으며, 발표 명령한 자는 아직 밝혀지지도 않았다. 물론, 군인이야 명령에 따르니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계엄군이 민간인에 행한 폭력은 너무나도 지나치다.
시위와 전혀 관련이 없는 지나가던 일반 시민들에게까지, 심지어는 물놀이하던 어린아이까지 무차별로 두들겨 패고, 단검으로 찔러 죽이거나 총질을 해 댄 것은 물론, 부상 입은 시민에 대한 불법적인 처형, 심지어 공격 헬기를 동원한 무차별 사격 등등 그야말로 단순 "명령대로만 따랐다" 라고 볼 수준을 넘어섰다. 정말 빨갱이인줄 알고 그랬다고? 그럼 빨갱이는 그냥 때려죽여도 되는 것인가? 반공을 하기 보다는 단순이 인간 사냥꾼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는 이들을 용서는 할 수 있어도, 계엄군과 우리사회가 1980년 광주에 저질렀던 만행은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면 우리는 잘못된 역사를 또다시 되풀이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라도 영화 택시운전사는 꼭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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